소변을 참는다고 하면, 흔히 길거리에서 화장실을 찾기 어렵거나 중요한 회의에 참석 중이어서 화장실을 가기 어려운 상황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전립선염 환자에겐 단순히 불편한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술 마신 다음 날, 전립선 주변 회음부에 통증이 극심해지고, 소변을 보는 행위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 소변을 참는 습관은 전립선염과는 상극이다. 술을 마실 때 알코올 성분이 신장에서 소변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평소보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알코올이 누적될수록 감각신경이 둔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면 아예 요의를 잘 느끼지 못한다. 즉 방광이 팽창했다는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는 것이다. 만약 만취상태까지 술을 마신다면 방광이 팽팽해질 때까지 소변을 참는 셈이 된다. 또 중요한 거래처 손님과 술잔을 부딪치며 대화를 나눌라치면, 요의를 느끼더라도 이를 꾹 참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문제는 대개 전립선염 환자들은 전립선 부위의 통증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도 회음부 근육이 정상인에 비해 훨씬 긴장한 상태라는 사실이다. 이런 지속적 긴장은 통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그 통증은 다시 긴장상태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게다가 음주시 방광에 소변이 찼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소변을 참으면 회음부 근육은 더욱 수축을 거듭한다. 이 때문에 다음날 요의를 느껴 헐레벌떡 화장실에 달려가도 막상 고도로 긴장된 회음부 근육이 탄력적으로 이완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시원하게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엄청난 통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또 알코올은 탈수를 촉진하므로 자칫 고농도의 소변이 전립선 요도를 자극하거나 심하면 전립선도관을 통해 역류할 수 있으므로 전립선염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술을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얄궂게도 전립선염은 혈기왕성한 20~30대에 흔히 생기는 질환이므로 무작정 금주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술을 절제하되, 술 마시는 동안 소변을 의식적으로 배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술자리가 파한 뒤에는 음료수나 물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다음날 소변 농도가 진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코노미21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