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으로 고생하는 남성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가 전국 30세 이상 남녀 2,577명(남 1,274 여 1,303)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자들의 유병율이 6.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비록 전화설문이기는 하나, 전국 규모로 실시된 최초의 요실금 유병율 조사이다.
박원희 요실금학회 회장(인하대 부천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요실금은 여자만의 병이라는 인식이 높아 처음엔 남자는 조사대상에서 제외하려고 했다”면서 “학회 차원에서 실시하는 전국 규모의 조사라 남자를 포함시켰더니,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남자들에게는 아예 요실금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0대 3.2% 40대 3.9%나 됐다. 연령이 올라가면서 남자들의 요실금 유병율은 50대 5.0% , 60대 12.7%, 70대 33.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박교수는 “ 남성 요실금은 주로 복압성보다는 절박성 요실금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체 남자 중 절박성 요실금을 호소한 경우가 5.2%인데 비해, 복압성 요실금은 2.4%가 고생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 반대로 여자들은 임신이나 출산 등 골반 근육 약화로 인한 복압성 요실금 증세를 주로 보인다.
절박성 요실금이란 과민성 방광의 일종으로 괄약근보다 방광의 압력이 갑자기 상승, 수도꼭지라고 할 수 있는 요도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아산서울병원 주명수 교수는 “남성에게만 있는 기관인 전립선 때문에 절박성 요실금이 발생한다”면서 “뚱뚱해진 전립선이 방광과 요도를 압박하다 보니 소변을 참지 못하는 요절박 증상 뿐 아니라 빈뇨(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 지연뇨(소변이 잘 안 나오는 것) 세뇨(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것) 등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고 말했다.
요의를 느끼고 화장실로 급히 달려가지만, 화장실 문턱을 들어서기도 전에, 혹은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는 순간 요실금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증이 남자 요실금 증상과 가장 관련이 깊지만, 전립선암이나 당뇨, 뇌졸중 등 방광을 지배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도 잦은 기침으로 복압이 증가하면서 골반근육이 처지게 된다.
치료는 주로 약물요법이다. 항콜린제(배뇨근이완제)를 통해 방광의 압력을 낮추는 것. 박교수는 “ 최근 약들은 입이 마르거나 변비 같은 요실금 치료제만의 부작용이 상당히 줄어들고 효과도 썩 좋다”고 말했다.
주교수는 “ 요실금 환자에게 최대의 적은 알코올”이라면서 “알코올은 이뇨를 촉진시켜 요실금의 주증상인 요절박이나 빈뇨를 유발하므로, 남성 요실금 환자들은 특히 금주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다량의 알코올 섭취는 전립선 비대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또 청량음료, 커피, 콜라, 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은 방광을 자극하고 소변량을 증가시킨다.
[한국일보기사 200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