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병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건선(乾癬)은 국민 1백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래서인지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우면 건선이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건성 습진과 건선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건성 습진은 피부 보호막인 기름층이 잦은 비누 샤워로 벗겨져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이므로 엄격히 말하면 질환이 아니다. 이에 비해 건선은 피부의 각질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정상 피부는 기저 세포층에서 피부세포를 만들어 각질이 되기까지 26~59일 걸리는데 반해 건선환자는 이 피부세포 재생 주기가 1주일 밖에 안된다. 미처 딱지가 피부에서 떨어져 나가기 전에 또 딱지가 생겨 쌓이게 되는 것이다. 증상은 주로 팔꿈치.무릎 등에 경계가 뚜렷한 붉은 반점이 번지고, 그 위에 은백색 인설이 덮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다. 심한 경우 손발톱에도 깨알보다 작은 구멍이 뚫리고, 회백색으로 변하면서 부스러져 무좀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건선은 만성 재발성 질환이므로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우선 피부를 문지르거나, 심하게 긁어 자극을 주지 말아야 한다. 해열진통제에는 건선을 악화시키는 성분이 있으므로 감기약을 먹을 때라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당한 목욕 습관을 들이며, 목욕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사용한다. 건선 부위가 전체 피부의 30%이상 덮고 있으면 광선요법을,10~20% 범위면 연고를 권한다. |
2002-10-2 중앙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