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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갱년기 증후군] 자연스런 노화?고쳐야할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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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간부로 근무하는 김모씨(57)는 1년전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성욕이 떨어지고,일에 집중이 되지 않거나 근력이 달리는 증상에 시달려 왔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거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발기력 저하와 정서불안,불면증 등의 증세가 갈수록 심해지자,결국 아내 손에 이끌려 병원문을 두드렸다. 지난 35년간 줄곧 하루 1갑 정도씩 담배를 피워 왔다는 김씨는 심한 복부 비만이 있었고,3년전부터는 고혈압 치료제도 복용해 왔다. 혈액검사 결과,남성 호르몬 수치가 3.3 n㏖/ℓ로,정상치(12n㏖/ℓ이상)의 1/4분밖에 되지 않았다.

노화에 따른 남성 갱년기. 그가 의사로부터 받은 최종 진단이었다. 김씨는 남성 호르몬제와 발기력 호전을 위해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 받았다. 또 담배를 끊고 적당한 운동을 할 것도 권유받았다.

40∼50대 중년 남성들은 흔히 피로,우울감,기억력 감퇴,성욕 저하 등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같은 신체,정신적 변화를 단순히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고 지나치기 보다는 남성 갱년기 증후군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여성의 폐경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 갱년기란


여성은 50세를 전후해 생식선 기능의 갑작스러운 감퇴로 인해 여러가지 갱년기 증상을 확연히 경험하며,폐경기 이후엔 생식 능력이 완전히 소멸된다. 반면,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고환이나 부신으로부터 생산되는 남성 호르몬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확연히 경험할 수 없고,호르몬의 감소 정도에 따라 증상의 차이도 크다.

남성 호르몬은 대개 30대 중반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40세 이후엔 매년 1∼2%씩 감소하고 70세에 이르면 청년 때의 3분의1로 줄어든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이처럼 남성 호르몬의 감소는 여성과는 달리 서서히 나타나고,갱년기 증상도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때문에,남성 갱년기를 질병이 아닌 자연스런 노화의 일부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연구가 진행될수록 남성 갱년기가 실제로 존재하며 서양에서는 이미 질병으로 인식돼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상


기본적으로 남성이 느끼는 증상과 여성 갱년기 증상은 동일하다.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어서 어떤 사람은 한가지 증상만 나타나고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성욕과 발기력의 감소. 성에 대한 관심이 줄고 아침의 발기 현상이 없어진다. 이와함께 아랫배의 지방은 점점 늘어나고 근육의 양과 강도는 저하된다. 불안감,우울증,기억력 감퇴,안면 홍조,여성형 유방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지나친 음주나 흡연,비만,스트레스 등의 환경 요인과 고혈압,동맥경화증,고지혈증,간 질환,당뇨병,호흡기병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을 때 더 심해진다.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


전문가들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우선 흡연과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적당한 운동을 통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하고 적절한 성생활을 통해 성선을 자극해 주는 것이 갱년기 극복에 도움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는 “특별한 이유없이 무기력감이 지속될 때에는 남성 호르몬이나 골밀도 검사를 받아 보고,호르몬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남성 호르몬 보충시 주의해야 한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테스토스테론 보충이 새로운 전립선암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립선암의 위험성에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호르몬 보충 요법을 시작할 땐 생리적 남성 호르몬 수치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용량 조절을 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전립선암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바르는 호르몬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남성 호르몬제는 바르는 겔 형과 경구제,패취제,주사제 등이 있다.

먹는 남성 호르몬제는 복용하기 편한 점은 있으나 하루 2∼3차례 복용해야 하고 반드시 음식과 함께 먹어야 효과가 있다. 또 간독성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액 검사를 통해 매번 남성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야 하는 불편한 점도 있다.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은 음낭에 부착하는 것과 일반 피부에 붙이는 형태가 있는데,언제든지 떼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느나 외부에 노출될 수 있고 부착 부위에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사제는 근육에 한번 투여하면 2∼3주 지속되는 장점이 있지만 주사후 몇일간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범위의 상한선보다 높게 유지돼 적혈구 증가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로 피부 밑에 붙이는 제품은 약 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고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는 반면,피부에 수술 흔적이 남고 감염의 우려가 있다.

바르는 겔 형태는 기존 제품들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특징. 하루 한번 5g 정도를 양쪽 어깨와 윗팔,복부 등에 바르면 몸에 빠르게 스며들어 30분 후부터 남성 호르몬 수치가 서서히 증가하고 체지방 감소,근육량 증가,성기능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00년 프랑스 베셍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을 한미약품이 도입,‘테스토겔’이란 이름으로 이달 중순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남성갱년기 자가 테스트


 


①최근 성욕이 줄었다.

②무기력하다.

③근력 및 지구력이 감소했다.

④키가 다소 줄었다.

⑤삶의 의욕과 재미가 없다.

⑥슬프거나 짜증이 많이 난다.

⑦발기력이 감소했다.

⑧조금만 운동을 해도 쉽게 지친다.

⑨저녁식사 후 졸음이 잦다.

⑩업무 능력이 감소됐다.

★① 또는 ⑦이 '예'이거나 위 질문 중 3개 이상이 '예'일 경우 테스토스테론 부족 의심.

◇남성갱년기 극복 행동지침


 


-갱년기 증상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흡연과 지나친 음주를 피한다.

-적절한 성생활을 즐기도록 한다.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한도에서 두뇌활동을 활발히 한다.

-혈압 및 당뇨병 등 노인성 만성질병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

-이유없이 무기력감이 계속되면 병원을 방문,혈액검사를 받아본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국민일보 03/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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