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 중반의 이갱년 씨는 요즘 살맛이 나지 않습니다.
아내를 봐도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잠자리를 피하기 일쑤고, 어쩌다 하는 아내와의 잠자리 역시 속칭 의무방어전(?)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죠.
게다가 회사에서는 괜히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부하직원들에게 짜증만 내고 매사 귀찮아지기만 합니다. 입맛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 여행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는게 왜 이렇게 피곤한지? 자신이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인생전체에 대한 회의마저 듭니다.
여러분도 이갱년씨 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남성은 40대 중반~50대 초반이 되면 젊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결핍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여성에 비해서는 경미하지만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는 남성호르몬의 표적장기인 생식기를 비롯해서 골, 근육, 중추신경계 등에 노화현상에 따른 각종 증상이 나타납니다.
성욕과 성기능이 떨어지고 얼굴이 쉽게 붉어지며 땀이 많이 나고 입이 마르며 피로가 쉽게 오고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감각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거죠.
심할 경우 우울증까지 생겨서 치료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것이죠.
여성은 폐경기가 되어 생리가 중단되면 호르몬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혈청 남성 호르몬치가 해마다 1%씩 지속적으로 서서히 감소하므로 대체로 42~53세가 되면 젊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결핍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남성 갱년기는 여성 갱년기보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여성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죠.
남성갱년기의 증상/h4>
전신증상
전신증상으로 피로감, 무감정, 소화장애, 식욕부진, 발한, 구갈 등을 비롯하여 순환기 장애로 현기증, 안면홍조, 열감, 심계항진, 관절통, 혈압상승 등이 나타나고 신경증상으로 신경과민, 기억력 감퇴, 우울증, 정신집중력 상실, 불면증, 강박관념, 두통, 하복통, 요통, 이명 등이 나타납니다.
골다공증, 고지혈증, 복부 비만증
폐경기 여성에서 골다공증의 발생은 잘 알려져 있는데요, 갱년기 이후 남성에게도 골다공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실제로 남성에게 고관절골절의 발생빈도는 여성의 1/2로 상당히 높은 편이며 이는 남성호르몬 결핍과 관계가 있습니다.
또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 활동과 관계 없이 근육의 양과 강도가 떨어지는데요, 이것 역시 혈중 남성호르몬치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요.
남성호르몬치의 감소는 혈중 지질치를 높여 심장의 관상동맥질환의 발병에도 영향을 주고 또 복부 비만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성기능 및 배뇨기능 감퇴
무엇보다도 갱년기 남성을 우울하게 하는 것은 성기능과 배뇨기능의 약화입니다.
아내와의 잠자리도 시큰둥하고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으며 소변발(?)역시 힘이 없어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기까지 합니다.
40세 이후부터 이러한 감퇴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전혀 예비지식이 없는 남성들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면 크게 당황하고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여 우울증에 빠지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정서적 불안정이 성기능장애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남성의 성능력은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갱년기 이후 남성의 생식기능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어느 정도, 언제까지 유지되느냐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란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태력은 평생 유지되며 성기능은 서서히 감퇴하지만 결코 완전 소실되지는 않습니다.
생식능력
대부분의 노인에게 고환은 조직의 변성변화로 무게와 크기가 감소하지만, 고환조직의 변성변화는 부분적으로 일어나므로 여전히 풍부한 정자 수를 갖고 있으며, 노령이 되어도 발기와 사정이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성욕
남성호르몬은 성욕이 생기게 하는 근원으로 30세 이후부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해마다 약 1%씩 생산이 감소하는데요,
70세 전까지 대부분의 남성은 정상범위의 혈중 남성호르몬치를 생산하므로 성욕의 빈도와 강도는 감소할지언정 성욕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갱년기가 지난 많은 남성들이 정력에 좋다는 것을 찾아 나서는 것도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죠.
발기력
남자는 누구나 연령에 관계없이 잠자는 동안에 자기의사와 관계없이 발기가 일어나며, 하룻밤에 3~5회 나타나고, 1회에 20~40분 지속합니다.
야간의 수면 중 발기횟수는 평생동안 비슷하게 일어 나지만 연령이 증가할 수록 발기의 강직도와 발기 지속시간이 감소합니다.
그래서 수면 중 발기 의 총시간은 사춘기 때는 수면시간의 40% (2시간 반)이던 것이 60대가 되면 20% (1시간 반)로 감소합니다.
청년기에는 발기를 일으키는데 5-10초밖에 걸리지 않던 것이 60~70대에는 20분 이상 걸릴 수 있으며, 강직도도 떨어지고 사정직전까지 완전 발기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발기지속시간이 짧아지며 자극을 중단하여 이완되었을 때 다시 발기시키기가 어려워지고, 사정 후 다시 발기하려면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청장년기에는 수분~수 시간 걸리던 것이 50대 후반이 되면 12~24시간, 70대가 되면 수일~1개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사정력
청년기에는 극치감때 어떤 느낌이 있다가 2~3초 후에 사정하게 되는 2단계의 극치감을 느끼지만 노령에서는 사정의 절박감이 없이 1단계로 쾌감을 느낄 뿐입니다.
또 청년기에는 정액이 오줌 구멍에서 30~60cm 힘차게 사출되나 노령기에는 10~30cm로 사출력이 약해지고 사정액 량도 적어집니다.
오르가슴 때 회음부근육을 위시하여 항문괄약근, 요도해면체근육 등의 사정에 관여하는 근육 이 0.8초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수축하지만 노령에서는 이 수축횟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청년기에는 사정 후에도 발기에 가까운 상태가 30분 가까이 지속될 수 있으나 노령에서는 음경이 빨리 원상태로 작아집니다.
성교 횟수
성교의 빈도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30대 중반부터 체력이 떨어짐에 따라 이에 준해서 서서히 감소하며 70대가 되면 절정기의 20% 수준으로까지 떨어집니다.
남성갱년기의 원인
남성 호르몬 생산은 30세를 정점으로 해마다 1%씩 감소하지만 개개인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요, 동반질환이 없는 80세의 노인이 젊은이에 비견할 만한 남성호르몬치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40~60세 남성의 7%, 60~80세 남성의 21%, 80세 이상 남성의 35%에서 남성호르몬 생산이 정상 이하로 떨어져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알코올 남용, 간기능 이상, 동맥경화증, 비만증, 심한 당뇨병, 심근경색증, 고혈압, 호흡 기질환이 동반되어 있거나 지나친 흡연과 스트레스 를 받으면 같은 연령의 건강한 남성에 비해 남성호르몬 생산이 15% 이상 감소하여 노화를 더욱 촉진 시키게 되는데요, 남성의 노화는 주로 고환에서 생산되는 남성호르몬의 감소에서 비롯되지만 부신에서 생산되는 DHEA와 뇌하수체에서 생산 되는 성장호르몬 및 멜라토닌의 감소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 남성들은 중년기가 되면 자신의 일생을 재평가하게 되고 못 이룬 꿈과 기회를 되돌아보기 시작하며 건강과 직업에 대한 앞으로의 문제에 대해 걱정하면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는데요, 이런 것들이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키죠.
남성갱년기의 진단
육체적 활동력, 지적 활동력, 인지기능, 정서, 성적 활동력(성욕, 발기기능, 성관계 횟수)등을 알아보기 위한 문진을 받게 됩니다.
직장 내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과 정낭을 촉진하는 직장수지검사와 고환의 용적을 측정하는 등의 신체검사와 함께 체중, 근육의 부피와 근력 측정, 비만의 정도(지방질의 양)를 측정합니다.
검사실 검사로 혈중 남성호르몬치, 성선자극호르몬치와 여성호르몬치를 측정하고, 혈중 지질치와 칼슘치, 빈혈 등을 알아보기 의한 혈액검사와 골대사를 알아보기 위한 소변생화학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정액량을 측정하고, 전립선비대증의 단서가 되는 전립선 용적을 측정하고 전립선암 검진을 위하여 경직장 전립선초음파촬영을 시행하며, 전립선암의 혈액지표가 되는 전립선특이항원치(PSA) 를 측정하고, 배뇨시 소변이 배출되는 속도(요속)를 측정합니다.
골다공증을 알아보기 위한 골밀도검사를 시행합니다.
남성갱년기의 치료
노령에서 남성호르몬 결핍에 의하여 발생하는 발기부전증에 대한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성욕과 발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더러 기분전환, 골대사, 근육질과 신체지방분포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또한 복부 지방질을 감소시키는 대신 근육질을 증가시키며 손의 쥐는 힘과 하지의 힘을 증가시키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혈청지질대사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으로는 남성호르몬을 2~3주마다 근육주사하는 방법이 주로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먹는 약과 반창고처럼 피부에 부치는 `패치'형이 개발되어 보다 이용이 간편해 졌죠.
하지만 주변에서 가끔 보는 남성호르몬을 마치 정력제인 양 정기적으로 주사 맞는 남성들의 경우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남성호르몬치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특효약이 될 수 있으나 정상의 사람이 남성호르몬을 주사맞으면 고환이 위축되어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간에 독성작용을 일으키기도 하고, 숨어 있는 전립선암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도 있죠.
얼마 전 유행하였던 DHEA는 전신 상태를 개선시키고, 멜라토닌은 노인에서 수면의 질을 개선 시키고 노화를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아직 실험단계에 불과하고 실험동물에서는 간암이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성장호르몬 보충요법이 무분별할 정도로 이용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남성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이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 호르몬을 노화방지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노화와 함께 성장호르몬은 10년마다 약 14%씩 감소하며 이에 병행하여 성장인자도 감소합니다.
그러므로 노년기 남성에게 성장호르몬을 보충하면 근육질이 강화되고 체지방이 감소되며, 심장과 신장의 기능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지만 당뇨병, 말단비대증, 내분비계 기능의 억제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아직은 실험적 치료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역시 알아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