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커플에 바라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 불임부부의 아픔은 무어라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이런 불임의 이유가 전부 여성의 탓으로 치부되었으나 현대에는 여성 불임 못지 않게 남성불임도 만만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이 밝혀져 있습니다.
전체불임 부부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요인이 절반을 넘을 정도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불임진료는 부부가 함께 받아야 합니다.
자, 그럼 불임의 모든 최신지식에 대한 탐험을 떠나볼까요?
불임이란?
결혼한지 서너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고 걱정하는 부부들이 많은데요, 이럴 경우 자신들이 불임 부부가 아닌지 하는 걱정에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임이란 결혼하여 피임하지 않는 상태에서 1년이 지나도록 정상적인 성관계를 해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전체 부부의 약 15% 정도 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전체 불임부부 중 30%에서는 남성에게, 20%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나머지 50%에서는 여성에게 불임의 요인이 있습니다.
불임의 증상
불임 부부에서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특별한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간혹 불임의 원인이 될 만한 다음과 같은 징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양측 고환 크기가 작다.
어려서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아 교정수술을 받았다.
현재 고환이 음낭에 위치하지 않고 아랫배나 사타구니에서 만져진다.
고환이나 음낭이 아프고 부은 적이 있다.
양측 부고환에 단단한 것이 만져진다.
수염이나 음모가 적다.
남성의 가슴이 여성 유방의 모양을 보인다.
불임의 이유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혹은 이것이 몸밖으로 나오는 경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방해를 받으면 불임이 되므로 남성불임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조건은 굉장히 많습니다.
정상적인 정자의 일생
불임의 원인을 알기 전에 정상적인 정자의 일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뇌의 시상하부에서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의 분비가 증가하고, 이것이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이 성선자극호르몬이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유도합니다.
생식세포인 정조세포로부터 최종의 정자로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복잡한 단계를 거치는데 평균 74일이 걸리죠.
고환은 85% 정도가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는 세정관으로 채워져 있으므로 고환의 크기로 생식능력을 대략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는 긴 통로, 즉, 부고환, 정관, 정낭, 사정관, 요도를 차례로 거쳐 몸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부고환관은 굵기가 아주 가늘며 '라지에터'처럼 심하게 꼬불꼬불하게 주행하므로 일직선으로 풀어놓으면 전체 길이가 4~6 m 나 되죠.
고환에서 갓 만들어진 미성숙 정자가 2~6일에 걸쳐 이곳을 거치면서 향후 수정에 적합하도록 성숙됩니다.
이 정자는 다시 길이가 30cm 정도이며 튼튼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정관으로 이동하여 용적이 약 2 ml 되는 정관의 끝에 머물러 있다가 사정시에 사정관과 요도를 거쳐 드디어 몸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때 정자는 응고단백질, 과당 등이 포함된 정낭액, 전립선 분비액, 요도선 분비액과 같이 정액을 이루어 사정됩니다.
정액에서 정자가 차지하는 양은 5~10% 정도이며, 정낭액과 전립선액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떠세요, 정자의 일생 역시 흥미롭고 복잡하죠?
남성불임의 원인
고환 전 원인 (시상하부-뇌하수체의 병변)
성선자극호르몬결핍증, 뇌종양, 뇌하수체 수술 혹은 방사선치료, 고프로락틴증, 남성 혹은 여성 호르몬의 복용, 부신피질호르몬의 복용, 부신 질환, 기타 유전성 질환.
고환 자체의 병변
염색체 이상 질환, 정조세포 무형성증, 약물(항암제, 마약, 일부 위궤양치료제, 항진균제, 술), 방사선 피폭, 고환염, 고환손상, 간경화, 신부전, 정류고환, 정계정맥류, 갑상선질환, 미상의 유 전성 질환.
고환 후 원인
과거의 정관절제술, 부고환염, 정관-정낭염, 사정관 폐쇄, 선천성 정관-정낭 무형성증, 약물복용, 당뇨, 척수 질환, 복부-골반부 수술, 정자 운동성 장애, 성기능 장애.
불임의 진단
보통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어릴 때부터 한쪽이나 양쪽의 고환이 음낭 내에서 만져지지 않는 경우(정류고환), 고환 크기가 작은 경우, 음낭이 부으면서 통증과 열을 동반한 병력(고환염 혹은 부고환염)을 갖고 있는 경우,
또 음낭 내 고환 상부에 무엇인가가 만져지는 경우(정계정맥류), 과거에 음낭, 혹은 복부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남성불임의 진단검사는 종류가 많아서 불임의 원인이나 가능한 치료방법 등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시행합니다.
남성불임에 대한 진단의 시기는 보통 결혼 후 1년으로 잡지만 최근에는 본인이 원하거나 불임의 가능성이 있으면 기초 진단검사를 보다 일찍 시작하는 경향입니다.
기초 진단검사는 누구나 반드시 시행하는 검사이고, 선별적 검사는 정밀검사로서 기초 검사에서 이상이 있거나 치료방법의 선택을 위하여 시행됩니다.
기초검사
병력조사
문진을 통해 불임의 원인이 될만한 자세한 병력을 살펴봅니다.
또한 과거 본인의 불임 치료, 부인의 임신 및 불임 진단검사의 유무도 알아보아 향후 여러 과정을 위하여 참고합니다.
이러한 조사만으로도 어려서의 정류고환(음낭에 고환이 내려오지 않은 현상), 고환-부고환 염증과 음낭내 질환, 성병, 만성 성인병 질환, 특수 약물복용, 복부-골반 수술, 성생활의 문제, 환경 호르몬에 노출된 직업 등 불임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죠.
신체검사
먼저 전반적인 체형을 살펴 봅니다.
체형이 남성다운지, 수염이나 음모가 제대로 나는지, 여성형 유방은 아닌지 등을 살펴 고환을 포함한 내분비 기능을 파악합니다.
또한 음경 및 요도 기형의 유무를 관찰하여 임신-수정에 부적합한 조건이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신체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음낭 내의 상황을 진찰합니다.
양측 고환의 크기가 정상(20cc 이상의 용적)인지, 부고환과 정관이 정상적인 양상을 보이는 지를 파악합니다.
또한 정계정맥류(음낭 내 왼쪽 고환 바로 위에서 만져지는 혈관 덩어리) 등의 음낭 내 질환 유무를 관찰합니다.
또한 직장촉진검사에서 전립선이나 정낭의 병변이 있는지도 관찰하지요.
정액검사
가장 중요한 검사 로 남성불임의 여부,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수정 가능성의 여부를 판정합니다.
몇 가지 판정 기준이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의하면 1회 사정 시에 정액량이 2.0cc 이 상, 정자수가 2천만개/cc 이상, 정상 형태의 정자가 30% 이상, 운동성이 있는 정자가 50% 이상 이어야 수정이 가능 한 것으로 봅니다.
선별적 검사
자세한 정자의 형태 혹은 기능 검사
정자염색법, 컴퓨터 정자 분석법, 항정자 항체검사, 컴퓨터 정자 운동성 검사, 자궁경부점액-정자 상호작용 검사, 정자의 첨체 반응검사(acrosome reaction test), 정자의 난자 침투검사 등이 불임 검사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이들 검사는 정액 검사만으로 수정능력의 판정이 애매하거나, 정자의 면역학적 이상이 의심되거나, 여성 생식기내에서 수정에 이르기까지의 정자능력을 알고자 하거나, 적절한 체외수정의 적용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할 때 이용됩니다.
혈중 호르몬검사
성선자극호르몬(gonadotropin) 으로서 황체화호르몬(FSH) 및 난포자극호르몬(LH)와 남성호르몬 (testosterone)을 측정하여 불임의 원인이 고환에 있는지, 혹은 시상하부-뇌하수체에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고환조직 채취
정액검사에서 무정자증, 혹은 심한 정자 이상소견이 있을 때, 불임의 원인 중 고환 기능부전과 정로의 폐쇄를 감별하기 위한 진단 목적으로 이용됩니다.
또한, 체외수정에 필요한 성숙한 정자의 확인을 위하여 혹은 체외수정에 필요한 정자의 채취를 위한 치료목적으로도 이용됩니다.
영상 검사 (방사선 검사)
정로의 폐쇄 유무를 관찰하기 위하여 정낭-사정관 초음파검사, 정관조영술 등이 있는데, 수술적 치료를 전제로 할 때 더욱 유용합니다.
유전자 검사
남성불임의 원인으로서, 또한 후손에게 유전될 수 있는 불임인지를 알기 위하여 시행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주로 핵형검사(karyotyping)와 Y염색체 검사가 이용되고 있으며, 향후 불임에 관여 하는 유전자 이상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이러한 검사의 이용이 증가될 것입니다.
불임의 치료
치료는 불임 원인의 교정 가능성, 임신 성공률, 부작용, 경제성 등을 고려해 결정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불임원인이 교정가능한 경우에 일차적으로 적용됩니다.
체외 수정을 포함한 미세조작은 이러한 치료로 해결되지 않거나 불명확한 원인의 불임에 사용되지요.
수술적 치료
남성불임에서 수술적 치료는 자연생리적인 임신의 장점과 더불어 다른 치료 방법에 비해 성공률이 높습니다.
정관 절제술에 의한 불임시에 정관 복원술을 시행하면, 개통률이 75~99%, 임신율은 45~80%에 이릅니다.
그리고 미세수술(현미경적 수술)이 더욱 효과적이지요.
정관의 폐쇄 기간이 짧을수록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부고환 폐쇄의 경우 정관-부고환문합술에 의한 임신율은 20~50% 정도입니다.
정계정맥류의 경우 정맥류 결찰수술 후 40~70%에서 임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정관 폐쇄의 경우에는 내시경 절제술 후 20~55%의 임신률을 보입니다.
약물 치료
불임의 원인이 요로감염이면 항생제치료를, 항정자항체이면 부신피질호르몬의 투여를, 역사정이면 아드레날린성 약물이 필요합니다.
비특이적인 약물 치료는 불임의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에 장기적 약물 투여를 시행하는 것으로서,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여러 종류의 성선자극호르몬 (HCG), 항여성호르몬, 기타 비호르몬성 약물 등이 이용됩니다.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및 미세조작법)
위의 치료가 실패한 남성불임에 사용됩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최근 배아이식술과 더불어 난자세포질내 정자주입술(ICSI) 이 개발되어 흔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주입술은 가는 유리관으로 남자의 정자를 여성에게서 채취한 난자의 세포질 속에 직접 넣는 방법으로써, 1회 시행시 수 정란이 형성될 확률은 40~70%이며, 이 수정란에서 자란 배아를 다시 자궁 내 이식 시행하면 임신이 될 확률은 27~40%입니다.
부가적으로 남성불임의 원인에 따라 부고환정자흡입술이나 고환정자흡입술과 같은 미세조작이 필 요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체외수정의 문제점으로서는 비싸다거나 높지 않은 임신분만율 외에도 미세조작으로 인한 태아의 결손, 유전질환의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불임의 예방
소아의 정류고환, 청장년에서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조기에 수술을 받습니다.
비뇨기계 염증성 질환(요도염, 전립선염, 부고환염 등)을 적절하게 치료합니다.
약물복용(마약, 호르몬제재)을 피합니다.
지나친 흡연, 과음을 삼가합니다.